이탈리아 북부 코모의 한 극장 지하에서 로마 제국 시대인 5세기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화 수백 닢이 약 1천600년 만에 빛을 봤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베르토 보니솔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10일 밀라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주 코모 도심의 크레쏘니 극장에서 로마제국 시대 금화를 비롯한 귀중한 유물들이 발굴됐다고 발표했다.
이 금화들은 고급 주택 건설을 위해 곧 철거될 예정이던 크레쏘니 극장 지하실에서 발굴된 돌 항아리 속에서 무더기로 모습을 드러냈다.
1870년 완공돼 1997년 문을 닫은 뒤 고급 주택 건설을 위해 곧 해체될 예정인 이 극장은 고대 로마의 도시 '노붐 코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은 발굴된 금화들이 호노리우스, 발렌티니아누스 3세, 레오 1세 등이 즉위했던 5세기 초반과 중반에 제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 금화들의 가치는 수백 만 유로(수십 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크레쏘니 극장 부지에 로마제국 시대의 공공 금고가 자리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니솔리 장관은 "이번 발굴의 역사적·문화적 중요성은 향후 전문가들이 상세히 밝혀야 하겠지만,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은 우리의 오랜 선조들로부터 전달된 값진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 일대는 이탈리아 고고학에 있어 가치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며 추가 발굴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크레쏘니 극장의 철거 작업을 중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극장은 호수 근처에 자리해 있어 발굴 작업 시 배수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쳤으며, 금화들 외에 금으로 만든 빗장 등 다른 유물들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