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아직 꿈이 있다"…교사로 돌아가는 '흙수저 거부'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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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55) 회장이 오늘(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저에게는 아직 많은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교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마 회장은 맨손으로 시작해 시가총액 4천200억 달러, 약 473조 7천600억 원짜리 거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을 일으킨 성공 신화의 주인공입니다.

1964년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태어난 마윈은 조부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전 지방조직의 행정조직 간부를 지내 '출신 성분'이 나쁜 탓에 그의 집안 사람들은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유년기 중 상당 기간은 극단적인 좌파 광풍이 불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였습니다.

손재주나 배우라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수 끝에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간 마윈은 대학 졸업 후 항저우의 한 대학 영어 강사로 발령받았습니다.

이후 월급과 틈틈이 한 번역으로 사업 종잣돈을 모은 마윈은 인터넷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강단을 떠나 사업가로 변신하게 됩니다.

마윈은 1999년 동료 17명과 함께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세웠는데, 당시 자본금은 50만 위안, 약 8천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알리바바는 사업 초기 기업 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이후 2003년 알리바바는 기업 대 개인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로 사업 중심을 옮겨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2004년 내놓은 전자결제플랫폼인 알리페이(즈푸바오)도 타오바오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면서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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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주식에 상장하면서 마 회장은 중국에서 손꼽는 거부로 단숨에 뛰어올랐습니다.

2017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386억 달러, 약 43조 원으로 중국 내 3위에 해당합니다.

알리바바는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19년 전 마 회장을 포함해 18명이던 알리바바의 직원은 8만 6천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작년에는 알리바바에서 매일 평균 5천500만 건의 주문이 이뤄졌으며 알리바바의 연 매출은 2천500억 위안에 달합니다.

이후 사업 분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등으로 넓어졌습니다.

영어 교사 출신으로 '컴맹'에 가깝던 마 회장이 거대 기술 기업을 일궈낸 것은 시대 조류의 변화를 읽은 통찰력과 인재를 중시하는 용병술, 끈기와 인내심에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 회장은 "나는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술 뒤에 있는 꿈"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라는 말 역시 그의 독특한 리더십의 일면을 보여줍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윈의 경영 스타일을 분석한 기사에서 마윈이 오랫동안 영화 스타워즈 속 제다이의 스승인 '요다'와 같은 지혜를 보여주면서 그를 중국의 '롤 모델'로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윈은 경영 2선으로 물러나서 빌 게이츠와 같이 교육과 자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가 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그보다 하나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빨리 은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 회장은 오늘 2선 후퇴 계획을 밝힌 성명에서 "내가 뜨겁게 사랑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흥분감과 행복감을 준다"며 "세상이 이렇게 크고, 나는 아직 젊은데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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