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친서외교'도 재가동…비핵화 협상 동력 재점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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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방북한 것을 계기로 북미 정상 간 교감과 친서 외교가 되살아나, 교착 국면인 비핵화 협상에 다시 동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사단 앞에서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반기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단장인 특사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비핵화 시간표를 처음으로 입에 올려 공식화한 것이 꽉 막힌 국면에 숨통을 틔웠다.

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한 뒤, 2021년 1월인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미 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비핵화 성과가 2020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솔깃한' 제안으로, 비핵화 대화를 다시 이어가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 실장의 방북 결과 브리핑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6일 트위터에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화답하고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몬태나주 빌링스에서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세집회 연설에서는 "멋지다(nice)"를 연발했다.

그는 "김정은이 매우 강하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을 비핵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잠시 전에 나왔다"면서 "멋지다"라고 했다.

또 "우리는 좋은 느낌이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는 나를 존중한다"면서 두 정상의 '케미스트리'(궁합)를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멋지다. 아주 멋지다"라며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더해 두 정상이 한 달여 만에 친서 외교를 재가동, 비핵화 협상에서 북미가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란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물꼬를 트는 것을 넘어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까지 내달리게 될지도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오고 있음을 공개했다.

그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이 내게 보낸 개인적 서한이 오고 있다. 이제 국경에서 건네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자신의 손에 도착하기도 전에 미리 알린 것이다.

김 위원장의 편지는 미·인도 외교·국방 장관 회의를 위해 인도 등을 출장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 때 갖고 올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이번이 네 번째이다.

6월부터 매달 한번 꼴로, 지난달 1일 6·25 참전 미군 유해 송환을 계기로 한 친서에 이어 한 달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멋진 서한에 감사한다. 곧 보게 되길 희망한다"고 감사의 말을 했고,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통해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비핵화 성과 미흡'을 이유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북미의 간극은 다시 멀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친서가 그동안 얼어붙은 북미 대화에 훈풍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6월 1일 방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 위원장의 '친서'는 무산된 6·12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간표를 직접 언급한 후 보낸 이번 친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북미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종전선언과 핵리스트 신고 문제와 관련한 진전된 입장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 제안 여부 등을 포함해 비핵화 협상의 수준과 속도를 진전시키는 내용이 담겼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긍정적인 편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우리 외교 소식통도 "북미 대화에 동력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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