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 많아서요" 제주 원담에 스스로 갇힌 남방큰돌고래

2년 새 6차례 관찰…숭어 등 바닷물고기 사냥하며 한 달 지내고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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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담'이가 원담에 또 들어왔구나!"

5일 오후 제주시 행원리 광어양식장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자유롭게 유영했다.

제주 전통어로 형태인 '원담'에 들어온 이 남방큰돌고래는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며 안을 돌아다녔다.

원담은 조간대에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으려고 돌담으로 쌓은 가두리다.

제주대 김병엽 교수는 "이 남방큰돌고래는 한 번 원담에 들어오면 최소 한 달 이상 머물며 먹이활동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16년부터 원담에 들어온 것이 처음 확인돼 이번이 6번째다.

2016년 1차례(9월), 지난해 3차례(3월·9월·11월) 이곳 원담 안에서 관찰됐다.

올해도 지난 7월에 이 원담에 스스로 갇혔다.

김 교수팀은 이 남방큰돌고래가 원담에 상습적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이름도 '원담'으로 붙였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숭어 등 먹잇감이 원담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것을 알고 원담이가 수시로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담 안 먹이가 떨어지면 밀물이 돼 조간대에 수위가 높아지는 때를 이용해 밖으로 나간다.

김현우 고래연구센터 연구사에 따르면 원담이는 수컷이며 최소 20살이 넘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40살 넘는 중년이어서 제주의 지형과 바닷속 사정을 훤히 아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담이는 2007년 성체로 제주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개체 번호는 41번이다.

이 남방큰돌고래의 독특한 먹이활동 때문에 원담에 돌고래가 갇힌 것으로 오해해 해경에 구조 신고를 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지난 4일 낮 12시 31분쯤에도 관광객이 '바닷속 돌담 안에 돌고래가 갇혀 못 나오고 있다'고 신고해 왔다.

해경 관계자는 "어제 오후 등지느러미가 물속에 잠길 정도로 물 깊이가 충분해도 이 남방큰돌고래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면서 "원담 밖으로 스스로 나갈 때까지 기다리면서 다치는 일이 없도록 순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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