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망 우회했나…2금융권 기업대출 증가, 가계대출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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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 기업대출 증가 규모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탓도 있지만 기업대출 상당 부분은 가계대출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6월 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147조7천333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6조3천180억 원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비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은 사상 최대인 지난해 기록(16조3천948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상반기 비은행 기업대출 증가는 2014년 2조6천388억 원, 2015년 4조9천389억 원, 2016년 8조8천172억 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크게 확대한 바 있습니다.

증가 규모는 비은행 가계대출보다도 컸습니다.

6월 말 비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317조1천867억 원으로 작년 말과 견줘 3조2천951억 원 늘었습니다.

비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이 가계대출의 5배에 이릅니다.

비은행 가계대출 움직임은 기업대출과 다소 달랐습니다.

매년 상반기 증가 규모는 2015년 6조5천318억 원에서 2016년 17조9천956억 원, 2017년 13조6천172억 원까지 불었다가 올해 들어 쪼그라든 것입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비은행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 수요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을 통한 비은행 기업대출로 우회해 규제 망을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증가하는 비은행 기업대출의 상당 부분은 개인사업자가 밀어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6년 말 24.4%에서 작년 3분기 말 27.5%로 3.1%포인트 올랐습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작년 3분기 말 60조1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3% 급증했습니다.

증가율은 비은행 법인기업대출,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비은행 대출은 일반 은행 대출보다 취약도가 높습니다.

대출금리가 높아 경기가 꺼지거나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부실 우려가 급격히 확대할 수 있어서입니다.

비은행 대출 행태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독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7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전월 대비 소폭 축소됐으나 개인사업자 대출은 증가했다"며 "이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임대와 관련된 점을 고려해 이를 가계부채에 포함한다면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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