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의시사전망대] "뒷북예보 기상청? 한국형 수치예보 2020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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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1일 (금)

■ 대담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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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도 예보 부족한 점 인지하고 있어
- 2010년에 한국형 수치 예보 모델 개발 돌입, 2020년 사용 예정
- 현재 영국의 수치 예보 모델 사용하고 있어
- 계속해서 경로 수정해야 정확한 정보 얻을 수 있어
- 일본, 우리나라보다 성능 좋은 위성 사용…예보 정확도에 영향 미쳐
- 태풍 제비, 강력한 중형 태풍…일본으로 흘러갈 듯

▷ 김성준/진행자:

태풍은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태산이 쩌렁쩌렁 울리듯이 예보가 요란하게 됐는데 정작 나타난 것은 쥐 한 마리였고요. 태풍이 잘 지나가고 나니까 느닷없이 예상을 못 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더군다나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가 컸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는 기상청 도대체 뭘 하는 것이냐, 원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뒷북 예보로 기상청이 날씨를 생중계하고 있다. 이런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와 함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기상청에 대해서 오프닝에서 너무 얘기를 세게 했나요? 기상청 관료들이 정구희 기자에게 섭섭하다는 얘기할 것 같아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아무래도 기상청이라는 게 사실 틀리고 싶어서 틀리는 것은 아니고, 다들 예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 오차의 범위 내에 있다, 저도 그런 생각은 똑같고요.

▷ 김성준/진행자:

과학적 오차의 범위 내에 있다.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예. 예보라는 게 확실하게 예보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경제에서 주식 같은 것도 오를지 내릴지 아무도 모르고, 서울 집값 오를지 내릴지 모르고. 인간이 결정하는 것도 모르는데. 사실 전 세계에 있는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수치예보모델이라고 하는데. 방정식으로 풀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과학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지만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확실히 아직까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싶어서. 그 정도는 기상청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정구희 기자는 출입처와 유착된 기자가 아니니까 객관적으로 과학적인 오차를 얘기해줬겠죠.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수도권에 이런 예기치 않은 폭우가 쏟아졌을 때 기상청에서 당시 기자들에게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상상하지 못 한 현상이다. 이런 문자를 보냈어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이것은 이렇게 얘기하면 제가 또 유착된 기자 같은데. 그런 내용을 보낸 것은 사실입니다. 이게 장문의 문자 가운데서 내용을 읽어드리면.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상상하지 못 한 현상입니다. 지식과 상식에 대해 다시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문자의 마지막 말미에 있는 내용이고요. 그 앞에 왜 이렇게 서울에 비가 많이 왔는지 설명하는 문자였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최근 들어서 이 문자를 보낸 사람이 유희동 현재 기상청 예보국장인데요.

▷ 김성준/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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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를 총괄하는 국장이네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네. 그런데 기자들에게 계속해서 기상 현상에 대해서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를 올해 초부터 문자로 전해주고 있었고. 이런 문자가 이번에 처음 온 게 아니라. 모든 기상 현상이 있을 때마다 폭염, 태풍, 폭우. 이런 현상에 대해서 다 해설하는 문제들을 보내줬거든요. 이번 같은 경우에는 해설하는 문자를 보내고 거기에 대해서 소고를 적어놨는데. 그것에 대해서 일부 기자들이 자극적으로 쓴 면도 있는 것 같고, 그 부분만 너무 강조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 기자가 과학적 오차 범위 내에 들어있다고 표현하면서 우리 대화를 시작했는데. 일반인들은 날씨에 대해서 과학적인 판단을 갖고 움직이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사실 굉장히 어떻게 보면 기분적인 판단을 갖고 움직인단 말이에요. 저녁 퇴근 시간에 약속 장소로 가고 있는데. 원래는 비가 좀 온다고 하니 우산 잘 챙겨서 가면 되겠다고 해서 지하철에서 내려서 약속 장소로 300m를 걸어가는데, 비가 좀 온 게 아니라 폭우가 쏟아져서 온 몸이 젖었다. 이러면 기분의 오차는 굉장히 커지는 거죠. 오차범위 밖으로 나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우리가 원래 예보했던 것과 진짜 수도권에 쏟아졌던 비의 차이가 실제로 과학적인 오차 범위 내에 있다는 얘기인가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저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은 합니다. 물론 기상청이 잘못했느냐, 잘못하지 않았느냐. 이것을 논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에 가장 논란이 된 게 서울 쪽 비가 특히 논란이 됐습니다. 특히 서울에 기상 예측이 틀리면 거기에 대해서 비난이 좀 큰 경향이 확실히 높습니다. 전국 인구의 1/5이 서울에 있고 수도권에 50%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날만 해도 서울 강수량은 20~60mm로 예측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은 30~80mm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고요. 물론 적은 비는 아니고. 이 당시 계속 강조했던 게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이쪽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보다는 강수대의 위치가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할 것이라고 예측한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서울 강수량보다는 경기 북부에 많은 폭우를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기상청 예측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상수치예보 모델이라고 하죠. 그게 바로 슈퍼컴퓨터가 계산해서 비가 어느 구역에 내릴 것인지 예측하는 모델입니다. 우리나라 모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모델들도 경기 북부 쪽에 비가 올 것으로 전날까지만 해도 예측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서울 쪽 강수량을 안 낸 것은 아니고 60mm까지 최대 오겠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에는 30~80mm. 그리고 비가 제일 많이 온 시간이 6시부터 8시 정도까지 폭우가 내렸거든요. 5시에 예보가 있었습니다.

5시 예보에서는 150mm로 수정하면서. 그것은 사실 전파되기가 어렵죠. 바로 임박한 상황이기도 하고. 사실 그 때 쯤에는 이미, 이번에도 가장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게. 그 때 쯤에는 호우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했어야 했는데. 그 때까지도 안 하다가 7시 40분, 이미 비가 많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 되어서야 경보를 늦게 발령했다. 그런 부분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하도 기상청이 이런저런 비난을 받다 보니까. 한국형 수치모델을 개발하겠다면서 사업단도 꾸렸고요. 그런데 그 사업단에서 아직 나온 게 없는 모양이죠?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2010년에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영국에서 들여온 수치예보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통합적으로 하는 ECMWF라는 수치예보모델이 전 세계 1위정도 되고, 영국이 2위정도 되거든요. 우리나라는 그 2위 모델을 개량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델도 완전히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보니까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기상현상들을 종합적으로 보고해서 그것을 UM에 전달하면 UM에서 이 모델을 수정해주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만 해도 특이한 기상현상이 있을 텐데. 이 현상들이 수치예보모델이라는 시뮬레이션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을 계속 반영하고 보완하기 위해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라는 것을 개발 시작했고요. 그것을 10년을 잡고 개발을 시작해서 2011년부터 시작했고.

▷ 김성준/진행자:

아직 끝이 안 났군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그런데 지금 이미 모델 자체는 나와 있는데 보완 작업을 하고 있고. 내년 4월에 준현업이라고 해서 실제 기상청에서 같이 사용해보고. 2020년도에는 현업 모델이라고 해서 아예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놨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게 도입이 되면 제대로 잘 되려나 모르겠는데. 사실 지금 지난번에 태풍 솔릭이 왔을 때도. 태풍이 올 때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태풍의 경로 예상할 때도 미국과 일본의 예보는 우리 한반도 태풍 경로에 대해서 우리보다 좀 더 정확한 것 같은데. 기상청은 왜 정작 우리나라로 지나가는 태풍 예보가 일본보다 떨어지느냐.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것은 사실 관계가 어떤가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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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태풍 진로 오차라고 하는데요. 태풍이 나중에 지나가고 난 다음에 우리가 예보한 것과 어느 정도 오차가 발생했느냐. 이것은 매년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4시간에서 48시간, 그러니까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일본이 정확하고. 한미일 중 가장 정확한 것은 미국이 가장 정확합니다. 그 다음에 하루에 이틀까지는 일본 쪽이 더 정확하고, 3일에서 5일은 우리나라가 더 정확한 것으로 수치로 통계가 나옵니다.

▷ 김성준/진행자:

미국이 왜 더 정확한가요? 나라도 먼데.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미국이 정확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미국은 경로를. 예보모델은 오늘은 한국으로 태풍을 보냈다가, 내일은 중국으로 보냈다가, 오늘은 또 한국으로 보냈다가. 이렇게 사실은 마구잡이로 예보를 냅니다.

▷ 김성준/진행자:

미국이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미국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슈퍼컴퓨터가 생산한 수치예보모델이 그렇죠. 기상 상황이라는 게 전날 다르고 그 다음 날 예측한 게 다르니까. 그러면 이 바뀐 것을 미국은 마구 수정을 합니다. 그러면 사실 예보 정확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죠. 왜냐하면 수정을 계속 많이 하니까. 그런데 이것은 일본도 사실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경우에는 경로를 그렇게 막 바꿀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수요일 날 태풍이 오는데 월요일 날은 일본 간다고 했다가, 화요일은 한국 온다고 했다가, 수요일은 일본 간다고 했다가. 이런 식으로 예보를 내지는 않거든요.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다만 가장 중요한 타이밍인 24시간에서 48시간 정확도가 일본이 더 높다. 이것은 최근의 경향은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우리가 일본이나 미국 수준 따라가려면 정말 절실한 게 뭡니까? 사람입니까, 기계입니까?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이것을 보완하려면. 예를 들어 위성 같은 게 좋아야 하는데, 일본이 확실히 위성이 좋습니다. 히마와리 위성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지금 천리안 쓰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위성을 사용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태풍 사진을 보면 흑백으로밖에 안 나옵니다. 그 이유는 천리안은 가시광선을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한 개밖에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일본 같은 경우에는 3채널, 세 가지. 쉽게 말하면 RGB라고 하죠. Red, Green, Blue. 3광색을 다 써서 거의 실사를 촬영한다. 이 정도까지 기술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도 올해 말에 천리안 2호를 발사하는데. 그것은 히마와리 위성과 같은 탑재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같은 성능의 탑재체를 가지고 있어서. 태풍 관측 능력은 확실히 향상될 것이고. 그것은 당연히 예보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기대해보겠습니다. 정구희 기자 말 믿고. 마지막으로 21호 태풍 제비가 오고 있다는데 이것은 어떻게 될까요?

▶ SBS 정구희 기상전문기자:

괌 북서쪽 580km 정도 해상에 있고요. 매우 강한 중형 태풍입니다. 그런데 지금 예상은 다 일본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 나라별 예측을 다 살펴봐도 비슷한데요. 일본 같은 경우 일본 기상청이 예측하고, 미국은 JTWC라고 하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이곳은 해군이랑 같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 기상청 모두 일본 남쪽, 지금 규슈 쪽으로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했던 하루 오차, 이틀 오차, 3일 오차. 지금 5일 정도 남았거든요. 4일에서 5일 정도 태풍 상륙까지 남았는데. 오차가 300km가 넘습니다. 300km면 사실 한반도 좌우를 가를 수 있는 영역이죠. 이 정도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은 좀 더 예보를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와봐야 알겠네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지금까지 SBS 정구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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