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정기국회를 앞두고 개최한 국회의원 워크숍은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참모진까지 당정청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충남 예산 한 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올해 정기국회가 문재인정부 2년 차 개혁과제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라는 인식을 의원들과 공유하고, 앞으로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워크숍을 '원팀'을 이루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어제 36개 법안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아직 어려운 법안들이 남아있고, 당내 이견이 없도록 조정할 절차가 더 필요한 것 같다"며 "오늘 워크숍에서 이견들을 많이 해소하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원팀이라는 정신으로 당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내고 문재인정부를 원활히 뒷받침하겠다"며 "(당대표 선거에서 경쟁했던) 김진표·송영길 의원과 다음 주 오찬을 하면서 당을 어떻게 끌어나갈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도 "하나가 되면 이기고, 이기려면 하나가 돼야 한다"(박광온), "당대표와 다섯 분 최고위원들의 호흡이 일치된다고 느낀다"(설훈)며 이 대표의 발언에 호응했다.
이 대표는 워크숍 시작 전 추미애 전 대표와 행사장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전·현직 대표의 화목한 모습은 근래 민주당에서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강한 여당'의 비전을 제시해온 이 대표가 온화한 톤으로 당내 화합을 역설했다면 정기국회 기간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할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대신해 '센 발언'을 마다치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정기국회에서 국정과제와 개혁 실현을 위한 입법과 예산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그 성과에 따라 앞으로 국정 운영이 동력을 얻을 수도 있고 정반대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의원들의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방적으로 청와대나 정부가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이 들러리 서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이 중심을 잡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국회에서 20년 집권할 수 있는 강한 여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면서 이 대표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강한 여당론'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전날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된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기국회 준비 방안을 발표하러 나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민생경제 살리기, 한반도 평화번영 지키기, 공정한 사회 실현, 의회와 민주주의 회복이 4대 운영 기조"라면서 의원들에게 오른팔을 흔들며 따라 해달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기국회 일정과 개략적인 원내 전략을 소개한 그는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박수 세 번 쳐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워크숍에는 민주당 의원 129명 가운데 해외 출장 중인 오제세·전혜숙 의원,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 중인 강창일 의원, 한중일 장관회의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4명을 제외한 125명이 참석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의원 겸직 장관들도 모두 자리했다.
지난해 당 색깔인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던 의원들은 올해 따로 옷을 제작하지 않고 각자 흰색 셔츠를 입기로 '드레스코드'를 맞췄다.
교섭단체 특수활동비가 전액 폐지된 영향이라는 후문이다.
흰색이 아닌 하늘색 셔츠를 입고 온 김해영 최고위원이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하며 "빨래를 못 해서…"라고 쑥스러워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의원들은 전날 입각 대상자로 발표된 유은혜(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진선미 의원에게 앞다퉈 축하 인사를 건넸다.
민주당은 지도부 인사와 정기국회 전략 소개를 마친 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부터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강의를 들었고,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상임위원회별 분임토론을 이어갔다.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이날 만찬에는 민주당 의원, 각 부처 장관, 청와대 참모진이 두루 참석해 당정청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