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적' 박항서 "조국을 사랑하지만 책임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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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진출한 박항서 감독이 조국 한국과 결승 길목에서 격돌한 데 대해 승부는 승부라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박 감독은 시리아와 8강전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오늘 또 한걸음 딛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여기서 제가 감독을 하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시리아에 1대 0 극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아시안게임 첫 8강과 첫 준결승 진출 등 연일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는 박 감독은 4강에서 한국과 만나게 됐는데,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너무 사랑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베트남 대표팀 감독입니다. 감독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K리그에서 아시안게임으로 무대를 옮겨 마주치게 된 한국 김학범 감독 얘기가 나오자 박 감독은 "사실 김 감독과 같은 호텔에 묵으며 어제와 그제 모두 만났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이어 "김 감독은 많은 경험이 있고, '한국의 (알렉스) 퍼거슨'이라고 할 정도로 지략가다. 훌륭한 분"이라며 "K리그에서 함께한 동료와 제 조국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박 감독은 올해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는 비결에 대해 "제가 가진 작은 지식이나마 선수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건 없고, 항상 '내가 아닌 우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로 선수들이 잘 따라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2002년 한국 대표팀의 코치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 때와 오늘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첫 4강을 비교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2002년엔 코치였지만, 지금은 감독입니다. 그땐 4강에서 멈췄지만, 이번엔 4강에서 멈추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하며 다시 한 번 필승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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