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노상방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공중 소변기가 현지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파리시는 친환경 기능을 갖춘 이 소변기를 거리 곳곳에 설치해 노상방뇨에 따른 악취 문제 등을 해결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외부에 완전히 노출된 이 소변기가 흉하다면서 지역 당국에 철거를 요구하고 있으며, 청원서 제출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파리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센강을 지나는 유람선이 내려다보이는 노트르담 성당 인근에 이 소변기가 설치된 것을 두고 주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인근에서 승용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렇게 보기 흉한 것을 이처럼 역사적인 장소에 둘 필요가 없다"면서 공중 소변기가 노출증을 조장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끔찍하다"면서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파리 4구청장인 아리엘 베유는 공중 소변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냥 거리에서 소변을 볼 것"이라면서 "그것이 정말로 사람들을 신경 쓰이게 한다면 우리는 다른 장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성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이 소변기가 성차별적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의 산업디자인기업 '팔타지'(Faltazi)가 제작한 '위리트로투아'(Uritrottoir)라는 명칭의 이 소변기는 물을 사용할 필요 없이 톱밥, 목재 조각 등으로 채워진 통에 소변을 모은다.
'위리트로투아'는 프랑스어로 '소변기'(urinal)와 '보도'(trottoir)를 합성한 것으로, 대형 모델은 최대 600명의 소변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파리는 그동안 노상방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파리 지하철역이나 도심에서는 소변으로 인한 악취와 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된다.
파리시는 2016년 가을 노상방뇨와 애완동물의 배설물 투기 등 거리의 반(反)문화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전문 단속반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연합뉴스/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