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골프 기대주 수이샹 "한국에서 성공해 LPGA 진출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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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공한 선수들은 LPGA투어에 건너가서 세계적 선수가 되더라. 나도 그 길을 따르고 싶다"

12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중국 여자 골프 기대주 수이샹(19)은 6오버파 78타를 쳐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순위는 보잘 것 없지만, 이 대회는 수이샹에게 의미가 적지 않았다.

이 대회는 사실상 수이샹의 KLPGA투어 데뷔전이다.

아마추어 때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비롯해 그동안 3차례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모두 중국 땅에서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와 공동으로 연 대회였다.

게다가 수이샹은 내년부터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 뛸 예정이다.

수이샹은 오는 11월 KLPGA투어 시드전에 응시한다.

지난 3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KLPGA투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2위를 차지해 시드전 출전권을 받았다.

시드전에서 30위권이면 내년에 KLPGA투어 대회는 웬만하면 다 나갈 수 있다.

시드전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지 못 내도 수이샹은 KLPGA 2부투어인 드림투어에서 뛰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KLPGA투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 5위 이내면 드림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받는다.

KLPGA투어든 드림투어든 내년에는 무조건 한국에서 뛰기로 한 수이샹은 올겨울에 한국에 머물 집과 코치, 트레이너 등을 구할 예정이다.

작년에 프로로 전향한 수이샹이 한국에서 골프 인생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뭘까.

수이샹은 "내게는 큰 꿈이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서 메이저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를 해보고 싶다"면서 "그런 꿈을 이루려면 한국에서 뛰는 게 가장 빠른 길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KLPGA투어에서 정상급이면 LPGA투어에서도 통한다는 걸 잘 아는 수이샹의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수이샹은 "한국 선수들은 공을 너무나 똑바로 친다. 그린에서도 집중력이 대단하다.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 뛰다 보면 그런 한국 선수들의 장점을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국을 손쉽게 오갈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이샹이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한국 진출을 결심한 이유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나 다름없는 수이샹은 중국에서도 한국 음식을 즐겼다.

비빔밥과 갈비는 특히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이번 대회 때 처음 먹어본 제주 흑돼지 구이에도 수이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얼마 전 한국 골프 웨어 브랜드 벤제프와 계약한 수이샹은 한국 기업의 후원도 추진 중이다.

"한국어도 빨리 배우고 싶다"는 수이샹은 지금은 '고맙습니다'와 '맛있어요' 정도 밖에 말할 줄 모른다고 쑥스러워했다.

수이샹은 이른바 '펑상산 키즈'의 일원이다.

같은 광저우 출신이라서 펑산산과 개인적 친분도 있다.

지난달 중국 웨이하이웨이에서 열린 아시아나 항공오픈 때는 연습 라운드를 같이 돌았다.

"한국 선수들이 박세리가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듯 중국에서는 펑산산을 롤모델로 삼는 골프 선수가 많다"는 수이샹은 "나도 펑산산처럼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6살 때 골프를 시작한 수이샹은 아마추어 시절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주니어 대회에서도 여러차례 우승한 골프 신동이었다.

작년에 CLPGA가 특별 심사 과정을 거쳐 CLPGA 프로 선수 자격을 부여했고 올해까지 10차례 CLPGA 대회에 출전해 7번이나 톱10에 입상했다.

볼을 다루는 감각이 뛰어나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가 좋다는 평가다.

175㎝의 큰 키지만 아직 근육이 제대로 붙지 않아 비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 게 숙제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KLPGA투어 MBN 여자오픈에도 초청 선수로 출전하는 수이샹의 한국 무대 도전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관심이다.

(연합뉴스, 사진=KLPGA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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