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된 원전 사진이 기념품? …日 도쿄전력, 비난 쇄도에 판매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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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로 건물 외부는 사고 당시처럼 벽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고 지붕 쪽에서는 수소 폭발로 무너져 내린 지붕이 자갈 더미가 돼 남아 있다.

일본의 전력회사가 지난 2011년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허가 된 사진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결국 판매중지를 결정했다.

9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전날 원전의 사진이 인쇄된 투명 파일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원전 1~4호기의 현재 모습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실은 투명 파일을 지난 1일부터 판매했었다.

판매 대상은 이 원전을 방문한 사람들과 폐로 작업에 참가한 노동자들로, 원전 부지 안의 편의점에서 3매에 300엔(약 3천27원)을 받고 팔았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작년 1만2천명이 견학차 방문했으며, 하루 5천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폐로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투명 파일의 판매 사실이 알려지자 SNS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트위터에서는 "원전사고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사고를 일으킨 쪽이 나서서 판매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덮치며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냉각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수소 폭발이 발생했고, 방사성 물질이 대거 쏟아져나왔다.

사고가 나자 인근 주민들에게는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후쿠시마현에 살다 다른 지역으로 피난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현재 폐로 절차를 밟고 있지만, 폐로 작업이 완료하는 데에는 30~40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은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 잔해를 어떻게 끄집어낼지, 늘어나는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번 기념품과 관련해 "원전의 상황을 전달할 기회가 적다. 원전사고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투명 파일에는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논의를 통해 다시 판매를 재개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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