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친절한 경제] 한국 3, 40대 삶 만족도 '바닥' 수준…이유 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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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27일) 조금 씁쓸한 소식 들고 오셨던데 우리나라 3, 40대 삶의 만족도가 국제적으로 바닥 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한 다국적 생명보험회사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들의 만 18살 이상 성인에게 동시에 똑같은 질문을 해서 삶에 대한 만족도를 숫자로 환산한 웰빙지수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13개의 나라 중에서 꼴찌를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대상국이 23개로 확 늘어난 여기서도 또 꼴찌를 했습니다.

특히 세대별로 보면, 말씀하신 35살에서 49살, 3549세대의 한국인이 느끼는 어려움이 참 큰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에서 알아보는 부문이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건강, 재정상태 그러니까 돈 문제, 그리고 가족, 사회적인 관계, 직장복지 이렇게 다섯 개입니다.

국민 전체 평균적으로도 이 다섯 가지 부분의 웰빙지수가 지난해보다도 2점 넘게 떨어진 51.7입니다. 그런데 23개 나라 평균이 61.2, 그리고 우리 바로 위의 22위인 홍콩도 56.8은 되는 걸 생각하면 많이 처지는 겁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와 사회적인 관계에서의 만족도가 지난해보다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안의 세대별로 나눴을 때 3549세대의 지수가 50.3으로 또 가장 낮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다 아주 낮습니다. 그래도 비교를 해 보면 일단 3549가 가장 낮고, 그다음으로는 50세 이상, 그리고 18살에서 34살까지 세대는 그보다는 아주 약간 나은 54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3549세대 가장 어떤 부분을 어렵게 느끼던가요?

<기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족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가족을 부양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재정적인 압박감이 지난해보다도 더 높아졌고요.

가족들과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도 못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인 박탈감도 더 커졌습니다. 이중고입니다.

특히 자녀들에 대한 뒷바라지 부분에 아쉬움이 커졌습니다. 나는 올해 아이들을 잘 뒷바라지해줄 여건이 된다고 대답한 비율이 지난해 22%에서 13%로 줄어서 거의 절반 가까이 곤두박질쳤습니다.

부모님 뒷바라지도 물론 더 힘들어졌고요. 그런데 이렇게 재정적인 걸 떠나서 부모, 배우자, 또 자녀의 건강이나 복지를 내가 잘 챙겨주고 있다는 응답도 모두 다 줄었습니다.

우리 3549세대가 아무래도 사회에서 가장 중추적으로 일을 하면서 부모, 자식을 양쪽으로 챙겨야 하는 낀 세대로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게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이 세대에게 또 물어본 게 그럼 이렇게 아래위를 같이 챙기고 있는 나는 늙으면 누가 돌봐줄 거 같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일단 좀 슬픈 게 "아무도 없다."는 응답이 무려 26%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50%는 배우자, 자녀들이 날 돌봐줄 거라는 기대는 7%에 그쳤습니다.

자녀들이 돌봐줄 거라는 기대는 도우미와 의료시설, 친구한테 기대한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일단 가장 큰 것은 지금의 3549세대는 여전히 자신이 부모, 자식을 동시에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크게 느낍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녀에게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일반적으로 받아들인 세대로 풀이됩니다.

또 하나는 앞으로의 자식 세대는 우리들까지, 자신들까지 부양해 줄 정도로 여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또는 우려도 함께 갖고 있는 걸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권 기자 좀 좋아진 건 없나요?

<기자>

한 가지 있었습니다. 직업만족도, 특히 워라밸이라고 하죠. 업무시간과 여가의 밸런스 같은 부분에서는 아주 근소하긴 하지만 개선되는 조짐이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주관적인 인식에 대해서 알아본 거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들과는 딱 일치하진 않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느끼는 압박감, 스트레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새삼 좀 되짚을 순 있는 결과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압박감이나 스트레스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관리하고 있는 수준은 또, 글로벌 평균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래저래 우리 국민들에게 탈출구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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