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 데니스 텐(25)이 생전 기획했던 영화를 러시아 유명 감독이 만든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0일 "영화 '원티드', 2016년 판 '벤허' 등을 만든 러시아 영화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는 데니스 텐이 구상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베크맘베토프 감독은 데니스 텐의 비보를 접한 뒤 "엄청난 비극"이라고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더불어 "재능 많았던 텐에게 영화를 바칠 수 있도록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텐은 사망 6일 전인 지난 13일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주최한 '스크린라이프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영화 제작 계획을 공개했다. 청각장애가 있는 소녀와 벙어리 남자의 관계에 대한 영화로, 모든 대사가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스크린라이프' 방식으로 촬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영화화는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 소식을 접한 팬들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요구가 쏟아졌고 베크맘베토프 감독은 그의 구상을 영화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피겨 스케이팅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며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으로 성장한 텐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동메달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13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며 최정상의 위치를 지켜왔다.
올해로 25살이 된 텐은 피겨 외에도 영화 제작과 경제학 공부에 큰 관심을 보이며 제2의 인생을 계획해왔다.
하지만 지난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두 명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의 외고손자로 알려지며 한국에서도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