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 살비니 伊 내무 "유럽 반난민정당 연합 구성하자"


지난달 1일 취임 직후부터 강경한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며 난민 문제를 둘러싼 유럽연합(EU)의 갈등과 분열을 촉발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대량 이주'에 반대하는 유럽 국수주의 정당들이 힘을 합쳐 범유럽 차원의 연합체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극우정당 '동맹'의 당수이기도 한 살비니 장관은 1일 이탈리아 북부 폰티다에서 열린 동맹의 연례 전당대회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우리와 철학이 비슷한 유럽 각국의 국수주의 정당들이 함께 모인 범유럽 연합체를 구상하고 있다"며 "국경과, 자녀들의 복지를 지키길 원하는 모든 자유롭고, 독자적인 운동을 유럽 차원에서 한 데 결속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군중을 향해 "'동맹'은 앞으로 30년 이상 이탈리아를 통치할 것"이라고 말해 열렬한 박수를 이끌어 낸 살비니 장관은 "승리를 위해 우리는 이탈리아를 통합해야 했고, 이제는 유럽을 결속시켜야 한다"며 비슷한 가치를 지닌 전 유럽의 국수주의 정당들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된 것을 일깨우며 "우리는 올해 성취한 것을 내년에는 유럽 차원에서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는 "정치적 엘리트, 은행, 자본, 난민,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비니 장관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앞장선 나이절 패러지 영국독립당 전 대표 등 주요국의 극우 정치인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2013년 '동맹'의 대표를 넘겨 받은 살비니는 당 대표 취임 당시 4%대에 불과하던 동맹의 지지율을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31%를 웃도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정치적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당 대표 취임 직후부터 한결같이 반(反)난민, 반이슬람 구호를 외쳐온 그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이탈리아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난민에 대한 반감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이 덕분에 '동맹'은 총선에서 17.4%의 득표율로 약진했다.

'동맹'은 이후 총선에서 33%에 육박하는 표를 얻어 최대 정당으로 발돋움한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가 돼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을 합작했다.

특히 '동맹'은 국제 구호단체 난민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전격 불허하는 등살비니의 강경 정책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을 제치고 이탈리아 정당 중 지지율 선두로 치고 나가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가에서는 살비니의 반난민 구호가 오성운동의 대표 공약인 저소득층 기본 소득 지급 등의 다른 이슈들을 압도하며 동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린 이날 전당대회에는 동맹의 텃밭인 북부는 물론, 한때 살비니가 (부유한) 북부의 노력을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이라고 비하했던 남부에서도 대규모 대표단이 참석, 약 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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