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나이에 생기는 새치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과 관련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됩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백승환 교수, 서울대병원 피부과 조성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20∼29세 1천929명(남 1천67명, 여 862명)을 대상으로 대사질환과 새치(조기 백모)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이 논문은 유럽피부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Acta Dermato-Venereologica) 최근호에 발표됐습니다.
논문을 보면 조사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23.7세였고, 전체의 36.4%(704명)가 새치 그룹으로 분류됐습니다.
연구팀은 새치 그룹과 정상 그룹으로 나눠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5가지 질환과의 연관성을 살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 고혈압, 고혈당 중 세 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증상을 말하고, 그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향후 당뇨병과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새치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허리둘레가 더 굵고, 혈압과 공복혈당이 더 높았고, 혈중 고밀도콜레스테롤은 더 낮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이 2개 이상이면 새치가 발생할 위험이 1.73배 높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이번 연구에서는 새치 조기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가족력이 꼽혔습니다.
부모가 새치를 가진 경우 자녀한테 조기에 새치가 생기거나 증상이 심해질 위험도는 5.24배에 달했고, 남성은 여성보다 1.8배 더 새치 위험이 높았습니다.
흰머리와 질환 간 연관성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새치가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요인이며, 완전히 백발이 된 남성의 심근경색 상대위험이 흰머리가 전혀 없는 남성보다 1.9배 높다는 분석이 대표적입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의 경동맥 내막 두께를 측정한 결과 새치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40대에 백발이 성성하기 시작한 반면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은 50대에 새치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세포 내 산화스트레스 축적이 이른 새치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백승환 교수는 "산화스트레스 생성이 모낭 내 색소형성(멜라닌) 줄기세포의 유지를 방해함으로써 새치가 생기고, 이후 지속적인 산화스트레스는 새치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면서 "향후 새치를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