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폭탄에 이어 중국에 대한 투자제한 및 수출통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국에 대한 직접 반격을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 21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소속 CEO들과 만나 "중국은 미국에 반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서양에서는 '누가 네 오른뺨을 치면 반대쪽 뺨을 갖다 대라'는 개념이 있다"면서 성경 구절을 인용한 뒤 "우리 문화에서는 (한 대 맞으면) 펀치로 응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 주석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을 열 것"이라면서 중국과 무역갈등을 빚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우대' 정책을 통해 미국에 대한 '차별'을 시도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WSJ은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면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충돌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전투적 접근'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중국 관리들을 인용, 시 주석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단호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한 관리는 "중국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쓴 과일을 먹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시 주석이 정한 협상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회'는 중국 외교부 관련 기관에 의해 2014년 구성됐으며 이번 시 주석 면담에는 골드만삭스와 폴크스바겐 등 미국과 유럽 유수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WSJ은 과거에는 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들 기업인을 주로 만나왔다면서 시 주석이 직접 면담한 것은 "미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중국중앙(CC) TV는 지난 22일 시 주석이 글로벌 CEO와의 면담에서 "전 세계 경제성장이 여전히 미진한 상황에서 무역보호주의, 고립주의, 국수주의 대두를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는 현재 더 큰 케이크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케이크론'을 역설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WSJ은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의)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에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또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상무부는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강화된" 수출통제에 나설 것이라고도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