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위기를 피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 씨가 법원의 구속 심사를 앞두고 피해자 5명과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어제(4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일부 피해자가 작성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이 씨가 피해자들과 합의를 시도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씨가 피해자들을 만난 시점은 경찰이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확보한 이후로 증거인멸을 위한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지난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하거나 때려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피해자 11명 가운데 1명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상태였습니다.
나머지 피해자 10명은 경찰 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처벌을 원한다고 했지만,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최근 이 전 이사장 측과 합의했습니다.
이 씨가 피해자 5명과 합의하면서 경찰이 이 씨에게 적용한 7개 혐의 가운데 모욕 혐의는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모욕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6개 혐의는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기소가 가능한 만큼 경찰이 이 씨에게 적용한 다른 혐의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과 이 씨 측의 변론서 등을 넘겨받아 보강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한 뒤 이 씨를 다시 한 번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와 이 씨 측의 주장을 검토해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