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가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건 북한과 미국이 의제 조율과 메시지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 특보는 오늘(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 학술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문 특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 취소의 표면적 이유를 북한의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이라고 했지만, 의제 조율이 잘 안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의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같다며 "미국이 북측과 충분한 교감 없이 정상회담을 하면 실패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봤을 것이고, 실패하면 국내정치적 파장이 클 것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좀 갖자'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회담 전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과 북한 모두 메시지 관리에 실패한 것 아닌가 싶다."고 봤습니다.
회담을 앞두고 기 싸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잘못된 언술을 교환하면서 사태가 상당히 어려워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당초 약속과 달리 전문가 없이 언론인만을 초청한 것에 미국이 의구심을 제기한 것도 이번 사태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 특보는 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맥락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회담 무산이 돌발적인 사태로 갈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향후 행동에 대해서도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을 보더라도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어떻게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방미로 북한 비핵화에 점진적 동시적 접근을 의미하는 '트럼프 모델'의 윤곽이 잡혔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