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익은 북한이 로스앤젤레스(LA)나 덴버 또는 우리가 오늘(13일) 아침 앉아있는 바로 이곳으로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폭스뉴스 선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더이상 북한 핵무기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분명히 할 것이다"(CBS '페이스 더 네이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3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잇따라 가진 방송 인터뷰 발언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 목표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15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제시한 고정불변의 목표는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의미를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송인터뷰 발언으로 볼 때 미국의 목표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방지하는데 놓인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목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본토'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의미입니다.
사실 폼페이오 장관은 큰 틀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대북정책 기조를 확인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에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CVID라는 점을 확인했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는 'Total, Full, Complete'라는 말로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일련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비핵화를 의미해온 '모든 핵무기의 제거'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능력 방지가 목표라고 확인하면서 명시적으로 미사일 제거를 거론했지만, 정작 현존하는 핵탄두의 제거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작지만, 의미있는 '골대(목표)의 이동'이라는 시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나토 회장을 역임한 이보 달더는 트위터에서 "폼페이오가 대북협상의 '최종상태'를 미국에 대한 핵위협의 제거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완전한 비핵화와는 같지 않다"며 "그리고 미국의 조약 동맹인 한국, 일본에 대한 핵위협을 남겨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컨설팅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대표는 "'비핵화'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으로 크게 이동했다"며 "트럼프의 원래 협상 목표는 모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의식했거나, 북미대화가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보여주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WP는 풀이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현재의 핵 프로그램과 ICBM 프로그램의 제거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분석했습니다.
즉 핵무기 전체가 아닌,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운반체제로서 ICBM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또 화학무기와 미사일 제거의 필요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도 핵무기 제거에 대해서는 같은 수준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습니다.
WP는 "핵폐기와 CVID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