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어버스 '14년 분쟁', 미·EU 무역갈등 또다른 뇌관 되나


미국과 유럽을 각각 대표하는 항공사 보잉과 에어버스의 해묵은 '보조금 분쟁'이 미국·유럽연합(EU) 무역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르면 14일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 EU에 대한 미국의 제소 사건을 판정할 예정이다.

미국은 "WTO 분쟁에서 패소하고도 EU가 후속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WTO에 추가로 제소한 바 있다.

미국은 매년 22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혜택 덕분에 에어버스가 보잉의 경쟁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보조금 공방은 제소와 맞제소가 뒤얽히면서 14년간 이어진 분쟁이다.

EU와 에어버스 역시 미국의 '보잉 보조금'을 비판하며 제소한 상태로, 연내 판정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판정 결과만으로 어느 한쪽이 최종적으로 승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EU의 관세 신경전이 불거진 상황과 맞물려 '대서양 통상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미 보복관세와 이란핵협정 탈퇴 문제로 골이 깊어진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만약 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준다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유럽산 항공 상품과 서비스에 보복관세를 합법적으로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은 "만약 미국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무역압박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지렛대를 확보하게 된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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