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북중 회동 하루 만에 통화…북미회담 앞두고 막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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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만에 전화통화를 하고 눈앞에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막판 조율에 주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언급하고서도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북미 간 이견을 공유하고 이를 해소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한미 정상이 이날 오후 11시 20분부터 25분간 통화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시간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에 수차례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밝히긴 했지만 문 대통령에게 직접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상 간 통화의 비중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미 정상은 북한이 이날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억류 미국인 석방'이라는 선물을 안긴 것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인권·인도주의 면에서 아주 잘 된 결정"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지도력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자 석방이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석방에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억류 미국인 석방을 직접 알린 것을 보면 미국이 이들의 송환을 얼마나 중요한 이슈로 여겼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억류 미국인 석방을 결정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앞당기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남아 있던 미국의 적대적 태도를 누그러뜨림으로써 북미 정상 간 만남의 결과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북미가 조금이라도 의견 차이를 좁힐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이 대목에 공을 들였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통화가 이목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 회동이 있은 지 하루 만에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남북미가 주도해 온 비핵화 정세 속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점차 키워가는 중에 이뤄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과 유대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북한과 담판을 짓는 그림을 선호할 확률이 높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통화로 향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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