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아웃사이더 돌풍' 없을 듯…잇달아 출마 포기


브라질 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던 이른바 '아웃사이더 돌풍'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브라질사회당(PSB)의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가 전날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바르보자 변호사는 "많은 시간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올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르보자 변호사는 흑인으로는 브라질 사상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인사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동운동가 출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또 다른 이변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게 됐다.

바르보자는 연방대법원장 재임 시절 정치권의 외압을 무시하며 부패수사를 밀어붙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되는 권력형 부패수사는 바르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앞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와 대통령 탄핵, 부패 스캔들 등을 거쳐 치러지는 올해 대선에서 '아웃사이더'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르보자 변호사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자 주요 정당은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그의 표를 끌어올 방안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르보자 변호사는 9∼10%의 지지율로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17%)과 지속가능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15∼16%)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바르보자 변호사에 앞서 유명 방송인 루시아누 후키도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다 결국 포기했다.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 TV에서 활동하는 후키는 중도 진영의 대선주자로 꾸준히 거론됐으며 여론조사에서도 상당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편, 지금까지 대선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대선 주자는 2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모두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 브라질에서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끝나고 민주화가 이뤄진 직후에 시행된 1989년 대선 때와 유사한 후보 난립 양상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은 오는 7월 20일부터 8월 5일 사이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8월 15일까지 연방선거법원에 등록해야 한다.

대선 캠페인은 8월 말부터 시작된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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