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에 유가 오히려 급락…WTI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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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럴당 70달러를 뚫었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2.4%) 하락한 69.0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오전 한때 4% 이상 밀리기도 했습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비슷한 시각 배럴당 1.13달러(1.48%) 하락한 75.04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유가 급락세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과 동시에 대(對)이란 경제제재에 돌입하지 않는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90일과 180일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이란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설명했고, 일정 유예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오히려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입니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원유시장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 선언과 동시에 대이란 제재에 들어간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셈"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반쪽짜리 조치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WTI 기준으로 3년 6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선에 안착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에 쏟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지 여부입니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수출이 제한된다면 국제유가에는 공급 충격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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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다른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무시한 트럼프 행정부의 '나홀로 제재'가 국제적인 동참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12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수준으로 효과적인 압박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란 제재발(發) 유가 파급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CNBC 방송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한 원유수출 감소폭은 하루 평균 30만~5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란의 현재 원유생산량은 하루 380만 배럴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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