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우전자 근로자 알레르기성 피부병 집단 발병 논란

발병 이후에도 같은 공정 계속 근무, 산재 신청하지 않아 보상 못 받아
회사 측 "화학 장갑 지급 등 공정개선…추가 발병자 없어 산재 신청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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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전자 광주공장 전경

대우전자 광주공장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알레르기성 피부병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 측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근로자들이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않아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광주 근로자건강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우전자 근로자 1명이 피부질환에 걸렸다며 이 센터를 찾아와 상담했다.

센터 조사 결과, 냉장고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이 근로자는 접착제로 사용하는 화학물질(LOKPREP 61 AL)에 노출돼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에 걸렸다.

센터 측은 추가 조사를 해 2016∼2017년 이 근로자와 같은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85명 중 13명이 같은 증상을 겪은 것을 확인했다.

알레르기성 질환이라 일부 근로자에게만 증상이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피부가 가려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개인 질병으로 알고 병원에서 개별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지난해 4월 이 같은 사실을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보고했다.

공단과 고용노동부는 현장 조사를 하고 회사 측에 전체 생산 라인 근로자를 상대로 건강 진단과 직업병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월 이미 발병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자체 조사를 한다며 지난해 3월 문제 제기때까지 근로자들을 계속해서 같은 곳에서 일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이상 직업병이 집단 발병하면 관계기관에 신고하게 돼 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인다.

근로자들은 아직 산재 신청도 하지 않아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광주 근로자건강센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회사 눈치를 보느라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지금이라도 산재 신청을 해 인정을 받고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근로자에게 화학 장갑을 지급하고 공정을 개선했다"며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같은 증상이 더 나타나지 않아 그대로 근무하게 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가로 별다른 이상이 없어 근로자들이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을 뿐 신청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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