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중설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전용기편으로 중국 다롄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인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해당 최고위급 인사가 김 위원장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 측이 비핵화 협상의 추가 조건을 흘리고 이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는 흐름이 감지되는 등 양측의 사전 기싸움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 측으로서는 그 여파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미국 측은 최근 기존의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보다 더 강도 높은 PVID 즉 영구적이며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새 목표를 언급하는 한편 폐기 대상으로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대량파괴무기를 거론하는 등 북한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비핵화 기준의 장벽을 한껏 끌어올리고 나섬에 따라 다급해진 북한이 다시 한번 중국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내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의 특별성명에는 'CVID'가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청와대가 확인한 바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양측간 균열이 감지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 틈을 파고들며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가 중국산 항모의 시험운항 행사라는 점에서 정상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협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앞서 북측은 지난 3월 말 전격적인 방중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를 복원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의 균형추로 활용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정부와 정보당국은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당국은 중국을 방문한 인사가 김 위원장인지 아닌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미국 측이 허들을 높인데 대해 북한 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측이 방중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5일 연달아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예고했음에도 아직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방중설'이 발표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 간 일정표에 이미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방중 자체가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