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예산 지원 깎인 헝가리 "협박 안 통해" 반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1∼2027 예산 규모를 확정하면서 지원금이 깎인 헝가리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EU 협정에는 회원국의 권리와 의무가 명시돼 있다. 이러한 협정에 근거해 집행해야 하는 예산을 놓고 협박하는 것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헝가리 우파 정부가 언론 자유와 법원의 독립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던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예산안 규모를 확정하면서 발전기금 삭감 방침을 밝혔습니다.

수백만 유로에 이르는 EU 발전기금은 최근 몇 년 4% 넘게 유지된 동유럽 경제 성장률의 동력이었습니다.

EU는 구체적인 삭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법치 훼손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예산 삭감과 별도로 EU 부패감독청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사위인 이슈트반 티보르가 연루된 EU기금 편법 횡령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티보르가 운영했던 회사는 EU기금이 들어가는 가로등 사업을 수주했는데 전국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헝가리 독립언론 '디렉트36'은 LED 등 가격이 하락세에 있는데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등 설치 가격이 정상가격보다 56% 비쌌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올 1월 EU 부패감독청은 헝가리 가로등 사업에 '심각한 규정 위반'과 '이익 충돌'이 있다며 4천만 유로(한화 525억원)의 기금 회수를 권고했습니다.

시야토르 장관은 "많은 서유럽 기업들이 우리 시장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서유럽은 그냥 돈을 주는 좋은 친구가 아니다. 우리는 각자 의무를 다하는 양방 통행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