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4명 숨진 STX조선 폭발사고 안전 관리 소홀 탓"

전 진해조선소장·업체 대표 등 12명 '유죄', 작업표준서 변조 1명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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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근로자 4명이 숨진 STX조선해양 선박 폭발사고의 원인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때문이라고 법원이 인정했다.

창원지법 형사3단독 이정희 부장판사는 선박 건조 과정에서 폭발사고로 4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진 STX조선해양 전·현직 임직원과 하청업체 직원 12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조선소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전반적인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전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장 조 모(56·당시 전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선박 탱크 도장업무를 재하도급받아 직원들에게 작업을 시킨 업체 대표 조 모(59) 씨에게는 폭발위험이 있는 작업장에 근로자를 투입해 공사를 시키면서 위험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STX조선해양 이 모(44) 도장팀장과 윤 모(48) 생산지원팀장에게 각각 금고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씩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밀폐공간인 작업장 내에 쌓인 인화성 가스를 제대로 빼내지 않고 도장작업을 하도록 하거나 폭발방지 기능이 없는 방폭등을 사고현장에 설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부장판사는 사고 후 탱크 작업표준서 등을 변조한 혐의만으로 기소된 STX조선해양 직원 1명에게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를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직원 8명에게는 직책, 법 위반 정도 등에 따라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유예, 벌금형 등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STX조선해양 법인에 벌금 2천만 원, 재하도급 업체 법인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STX조선해양 임직원들 사이에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STX조선 폭발사고는 누구의 결정적 과오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주의 업무에 태만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꾸짖었다.

그는 또 경영악화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한 사측이 비용을 줄이려고 방폭등을 재조립해 무리하게 재사용하고 공기를 단축할 목적으로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안전보다 작업 효율성만 중시한 점도 사고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20일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잔유(RO) 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나 도장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수사당국과 고용노동부는 당시 사방이 막힌 탱크 안에서 제대로 환기조차 않고 도장작업을 하다 인화 가스가 불량 방폭등에 스며들어 스파크로 인한 폭발이 났다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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