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동일인' 즉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했습니다.
동일인이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 공정거래법상 개념이 별도로 정의되지는 않았습니다.
롯데그룹에 대해서도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이 확정된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신동빈 회장을 총수로 지정했습니다.
두 그룹의 총수가 변경된 이유는 '지분율' 요건과 '지배적 영향력' 요건에서 '중대·명백한 사정변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반대로 회사 측의 제외 요청에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에 대해서는 네이버의 총수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공정위는 우선 삼성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최다출자자이지만, 2014년 5월 입원 이후 현재까지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삼성물산·삼성생명 등을 통해 간접 지배하고 있고, 계열회사 임원변동과 인수·합병 등 중대 결정을 주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따라서 총수를 이 부회장으로 변경하는 것이 종전보다 삼성의 계열 범위를 가장 잘 포괄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과 롯데는 기존 동일인이 지분요건 내지는 지배력 요건을 충분히 행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지난 1년 동안 그룹 전체적으로 중요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동일인 지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에 대해서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이 최근 지분 0.6%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네이버의 개인 최다출자자이고, 기타 지분분포에도 중대한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네이버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이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때 임명됐으며, 후임 사내 이사도 네이버 초창기부터 이 책임과 함께 한 인물이라고 공정위는 봤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이 "일본 라인의 회장을 맡고 있고, 네이버의 미래에 가장 중요하다 판단되는 해외사업부문에서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해 해외투자책임이라는 직책을 만들고 스스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동일인 변경 사항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가 인정하는 동일인은 직·간접 지분율과 경영활동, 임원선임 등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이 판단 기준으로 제시됩니다.
동일인이 누구냐에 따라 친족·비영리법인·계열사·임원 등 동일인 관련자 범위가 결정하고,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범위도 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