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04세 최고령 과학자 안락사 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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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령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호주 사회가 올해 104세인 최고령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의 안락사 시도를 놓고 시끄럽다.

구달 박사는 불치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며 스위스 바젤의 지원기관에 신청을 해 안락사 예약을 잡아놓은 상태며, 내달 초 현지로 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달 초 생일을 맞아 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 나이에 이르렀다는 것이 매우 유감"이라며 "나 같은 노인은 안락사 권리를 포함한 모든 시민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안락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법이며 호주에서도 빅토리아주를 제외하곤 모두 금지돼 있다.

빅토리아주는 지난해 호주에서 처음으로 안락사를 합법화 했으나 내년 6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그 대상도 불치병에 걸리고, 남은 수명이 6개월 미만일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를 비롯한 다른 주에서도 안락사 논란이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구달 박사의 바젤 방문을 지원하는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은 웹사이트를 통해 "호주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가장 유명한 시민 중 한 명인 구달 박사가 존엄한 죽음을 위해 지구 저편으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롭고 품위있는 죽음은 이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격이 있으며, 이런 죽음을 위해 집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구달 박사와 도우미 비행기표를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꾸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1만3천달러 이상을 모았다.

호주 퍼스에 있는 에디스 코완 대학의 명예 연구원(research associate)인 구달 박사는 102세 때인 지난 2016년 대학 당국으로부터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 논란의 중심 인물이 된 바 있다.

당시 세계 과학계가 지지를 표하고 대소동이 일자 대학 당국은 그에 대한 퇴임 압력을 철회했다.

구달 박사는 수십편의 논문을 썼으며 최근까지도 생태관련 과학저널들의 논문 심사와 편집을 맡아왔다.

(연합뉴스/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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