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對 러 '군사 억제와 대화' 이중전략 유지…폼페이오 첫 참석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7일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군사적 억제와 대화를 통한 안보'라는 기존의 이중전략으로 계속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토는 그러나 각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을 오는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증액하는 문제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나토는 이날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29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회의엔 전날 취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첫 일정으로 참석, 눈길을 끌었다.

이번 나토 외교장관회의는 오는 7월 11,12일 예정된 나토정상회의를 대비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나토는 현재 본부 건물 옆에 새로 건축한 건물로 이전중이어서 이날 회의가 현재 본부에서 진행한 마지막 회의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 도착한 뒤 곧바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환담하며 나토동맹의 중요성을 강조, 한때 나토를 '낡은 동맹'이라고 깎아내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톨텐베르크 총장과 회동을 시작하면서 "여기(나토)서 오늘날 수행하고 있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것이고, 우리의 목적은 중요하며 이런 임무는 미국에게도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도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취임한 이후 이렇게 빨리 나토 회의에 참석한 것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위협에 대한 대응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과, 미국·영국·프랑스군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시리아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의 후견인을 자임하고 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무력 개입, 크림반도 강제 병합, 서방국가 선거에서 개입, 사이버 공격 및 가짜뉴스 유포 등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위협을 역설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대(對) 러시아강경대응을 주장해왔지만 이날 회의에선 군사적 대응과 함께 대화를 병행한다는 나토의 전략에 의견을 같이 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강력한 억제와 대화를 조합한 방어라는 이중전략이 옳은 전략이라는 것에 합의했다"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을 때가 대화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확대에 대해선 기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 위협을 역설하며 각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늘려 미국의 안보 부담을 줄여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해왔다.

나토는 오는 2024년까지 군사비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2%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회원국은 미국을 포함해 영국, 터키 등 6개 나라에 불과하다.

독일은 이날 회의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점을 내세워 국방비 지출 확대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외교장관들은 또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조건없는 평화회담을 하겠다는 아시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나토 회의를 마친 뒤에는 중동지역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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