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현금배당 절반 '외국인 주머니로'…작년 8조5천억 원


지난해 주요 상장회사들이 주주 몫으로 지급한 현금배당 중 절반가량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30대 상장회사만 보더라도 외국인 현금 배당 규모는 8조5천억 원에 달합니다.

외국인의 주요 상장회사 지분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배당 확대 등 요구가 성사되면 외국인 현금배당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30개 상장회사의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은 17조3천909억 원으로 5년 전(6조6천680억 원)보다 160.8% 늘었습니다.

우선주와 5년 전 비교치가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에스디에스는 제외됐습니다.

지난해 상장사 30곳의 현금배당 17조3천909억 원 중 외국인 주주에게 지급된 금액은 8조4천983억 원(48.9%)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이 5조8천263억 원이고 지난해 말 외국인 주주 보유지분이 52.74%에 달해 외국인 현금배당액은 3조728억 원에 이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현금배당총액은 7천60억 원, 외국인 지분율은 47.53%로 외국인 배당액이 3천356억 원 수준입니다.

엘리엇이 배당 확대를 요구한 현대차는 지난해 1조795억 원을 현금 배당했습니다.

외국인은 지분율이 45.17%여서 모두 4천876억 원의 배당을 챙겼으며,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외국인 배당액은 각각 1천589억 원, 1천202억 원입니다.

금융지주사들도 외국인 지분비율이 높아 외국인 주주들이 많은 현금 배당을 가져갔습니다.

외국인 배당액은 KB금융지주가 5천32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지주금융지주 4천735억 원, 하나금융지주 3천397억 원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지분비율은 KB금융이 69.39%이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68.87%, 74.03%였습니다.

상장사들의 외국인 배당액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5년 전인 2012년 이들 주요 상장사 30곳의 외국인 배당액은 3조482억 원 수준이었는데, 외국인 배당액은 5년 새 178.8% 증가한 셈입니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외국인 배당액은 6천81억 원에서 3조 원대로 무려 405.3% 증가했습니다.

현대차는 2천388억 원에서 4천876억 원으로 104.2% 늘었고 현대모비스는 923억 원에서 1천589억 원으로 72.1%, 기아차는 932억 원에서 1천202억 원으로 29.0% 각각 증가했습니다.

상장사 30곳 중 지난해 현금배당을 하지 않은 셀트리온을 제외한 29곳은 5년 새 외국인 배당액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외국인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액이 늘어난 것은 상장사가 순이익이 늘어 배당 규모를 확대한 데다, 외국인들이 해당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30곳 중 21곳은 외국인 보유지분 비율이 늘었습니다.

외국인 보유지분 비율은 S-oil이 2012년 말 48.04%에서 지난해 말 76.68%로 높아졌고 SK하이닉스는 24.87%에서 47.53%로, 삼성SDI는 22.00%에서 41.68%로, LG전자는 16.93%에서 33.56%로 각각 커졌습니다.

한때는 상장사가 외국인 주주에게 많은 배당을 하면 '국부 유출' 등의 비판이 제기됐으나 최근 들어선 증시 활성화와 주주 환원을 위해 오히려 상장사들이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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