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 구성 협의 2라운드…"돌파구 기대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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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총선에서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은 탓에 새 정부 출범이 1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는 이탈리아 정치권이 이틀 간 정부 구성을 위한 2차 협의에 돌입한다.

총리 지명권을 쥐고 있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12일부터 이틀 간 로마 대통령궁 퀴리날레에서 각 정파 수장들과 정계 유력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정부 출범이 가능할지 여부를 다시 한번 타진한다.

대통령과 정치권 대표 간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는 지난 주에 이어 2번째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각 정당 대표들을 불러모아 정부 구성 가능성을 살폈으나, "어떻게 새 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한 합의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며 이번 주에 면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파 정당 4개가 손을 잡은 우파연합이 약 37%를 득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단일 정당으로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32%를 득표해 창당 9년 만에 최대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어느 정치 세력도 과반 득표에는 실패함에 따라 정부 출범을 위해서는 정당 간 합종연횡이 필수적이다.

최대 정당인 자신들이 새 정부의 중심 축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오성운동은 지난 5년 간 정부를 이끌었던 중도좌파 민주당이나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우파연합 내 최대 정당으로 떠오른 극우정당 동맹과 손잡고 정부를 꾸리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동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며 정당들끼리의 연대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약 19%의 표를 얻는 데 그쳐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극단주의 정당인 오성운동이나 동맹과는 연대할 의사가 없다며,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대로 야당으로 남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동맹의 경우 정부 구성의 주도권은 최다 득표를 한 우파연합이 잡아야 한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아울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와는 절대로 공동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는 오성운동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오성운동과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깨끗한 정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오성운동은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고, 증인 매수 등으로 또 다른 재판에 서야 할 처지에 놓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부패와 구습의 대명사로 비판하며, 그와는 연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각 정당의 입장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 까닭에 이번 2차 협의에서도 정부 구성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22일과 29일 남부 몰리제 주와 북부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주에서 각각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각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기존 입장을 버리고 한 발씩 양보하기를 기대하기는 더군다나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마타렐라 대통령이 현재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상원이나 하원의장, 대법관 등 정치적으로 중요성이 큰 인물을 중재인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중재인을 통해 정당 간 좀 더 유연하고, 허물없는 대화를 유도함으로써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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