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제재 충격으로 러시아 루블화가 이틀째 급락했습니다.
10일 오후 6시(모스크바 현지시간) 기준으로 루블화 가치는 3% 넘게 빠지며 1미달러 당 62.94루블에 거래됐습니다.
전날 루블화 가치는 4.1% 폭락하며 2015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루블화 급락은 이달 6일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시리아정부 지원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추가제재를 단행한 데 따른 것입니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이날 루블화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4%대 급락세로 출발한 후 장중 낙폭을 2%포인트로 줄였지만 하락폭이 다시 커졌습니다.
루블화 자산 투매가 계속되며 루블화 가치가 이틀 연속 추락했습니다.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 대러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러시아정부는 그러나 금융시장 충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금융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챙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시장에 발생한 매우 강력한 하락세는 부분적으로는 시장의 흐름이고, 부분적으로는 (제재에 따른) 심리적인 파장"이라면서 "점차 고쳐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섰습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국의 제재 영향을 최소화 하고자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엘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은 금융 불안정 위기가 발생할 경우 여러 상황에 적용할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그러한 위험은 없으며 제도적 조처를 취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은행은 11일 공식 환율을 달러화는 전날보다 3.79루블 오른 62.3699루블로, 유로화는 4.92루블 오른 76.8522루블로 각각 공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루블화 약세가 한동안 이어지겠지만 폭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며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의 루블화 표시 러시아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 가량 오르며 회복세에 접어 들었습니다.
달러 표시 RTS 지수도 1% 미만 하락세 보이며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