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유력 대선주자들 "내가 '룰라의 가치' 이을 적임자"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은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견고한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며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혀왔습니다.

룰라 지지층의 표심을 확실하게 얻으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력 대선주자들은 '룰라 표'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좌파진영과 중도진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대표와 지속가능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 빈곤노동자단체(MSTS) 대표인 사회주의자유당(PSOL)의 길례르미 보울루스 등이 '룰라의 가치'를 이어받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득 재분배와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직업교육 확대, 고용 확충 등 과거 룰라 대통령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브라질사회당(PSB)의 조아킹 바르보자 전 연방대법원장과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 등 중도 성향의 대선주자들도 룰라 지지자들에게 먹혀들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파 주자들과 달리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등 좌파진영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은 겉으로는 "노동자당의 대선후보는 여전히 룰라"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파울루 시장을 지낸 페르난두 아다지, 북동부 바이아 주지사를 역임한 자케스 바기네르 등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우수 아모링 전 외교·국방부 장관과 파트루스 아나니아스 전 사회개발·농업개발부 장관도 고려 대상입니다.

후보를 내지 말고 좌파진영의 주자 가운데 한 명을 단일후보로 지지하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럴 경우 민주노동당의 고미스 대표와 사회주의자유당의 길례르미 보울루스 가운데 한 명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금까지 14명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MDB)과 노동자당 등 거대 정당에서는 아직 대선주자가 윤곽을 드러내지 않아 출마 선언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각 정당은 7월 20일부터 8월 5일 사이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8월 15일까지 연방선거법원에 등록해야 합니다.

대선 캠페인은 8월 말부터 시작됩니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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