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인수합병(M&A) 방식의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미국 보스턴 대학 글로벌개발정책센터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국의 중남미 M&A 투자가 175억 달러(18조7천억 원)에 달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중남미에서 이뤄진 M&A 투자 총액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분석 대상을 최근 10년간으로 넓히면 중국의 중남미에 대한 M&A 투자액은 710억 달러로 늘어난다.
중국의 투자는 2010년부터 본격화했으며 중남미 경제가 침체에 빠진 2015년(47억 달러)과 2016년(37억 달러)에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 큰 폭으로 늘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 기업 KPMG의 자료 기준으로 지난해 브라질에서 이뤄진 M&A는 830건으로 KPMG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브라질에서 이뤄진 전체 M&A 가운데 중국의 투자는 209억 달러로 20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보호주의를 앞세워 중남미의 경제 협력 파트너들을 위협하면서 중국이 중남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투자가 식량, 에너지, 전력, 광업, 제조업 등 전방위로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전력 부문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력회사인 중국국가전망공사(SGCC)가 브라질 전력회사 CPFL 에네르지아의 지분 95%를 122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GCC는 CPFL 에네르지아의 발전과 송·배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성장시켜 브라질 전력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다는 전략이다.
CPFL 에네르지아는 브라질 전력 시장에서 점유율 3위(14.3%)의 최대 민영 전력회사다.
상파울루 지역을 중심으로 2천4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재생 가능 에너지 공급 분야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의 주요 수출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2016∼2017년 중남미의 대 중국 수출은 840억 달러에서 1천40억 달러로 늘었다.
통상 전문가들은 "중국은 중남미 1차 생산품의 4분의 1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중국-중남미 경제 협력의 농도가 갈수록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브라질리아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판하면서 "중국은 지난 2013년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발표한 이후 중남미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