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총격범은 이란의 SNS 스타…아메리칸드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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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튜브 본사에서 권총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총격범 나심 아그담이 누구인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테헤란발 기사에서 아그담이 이란에서 '그린 나심'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스타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유튜브는 물론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에 그가 개설한 채널이 이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입니다.

채식주의와 동물보호, 실내운동 등에 관한 영상을 다수 제작한 아그담은 한 영상에서 자신이 이란 우르미아에서 태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우르미아는 주민 대다수가 터키어를 사용하며, 아그담도 이곳 출신답게 유튜브에서 영어 외에 이란어와 터키어 페이지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아그담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서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해 자신을 "최초의 페르시아인(이란인) 여성 채식주의자 보디빌더"라고 묘사했습니다.

이슬람교가 절대다수인 이란에서 아그담 가족은 신흥 종교인 바하이교 신자로서 박해를 당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화려하고 특이한 영상을 다수 선보인 아그담이 고향에서 유명해진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노출이 심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촬영한 한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천천히 옷을 벗다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가슴을 노출하고 "당신의 눈을 믿지 마라"는 자막을 띄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그담이 미국에서 장애물과 맞닥뜨린 이후 '아메리칸 드림'이 더럽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그는 3월30일 올린 영상에서 "이란에서는 당신을 도끼로 죽이고, 미국에서는 당신을 목화로 죽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위험한 줄 몰랐던 무언가에 의해 죽어간다는 뜻의 이란식 표현입니다.

이란어로 올린 다른 비디오에서는 "당신이 (미국의) 체제로 들어온다면 그것이 이란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체제와 대기업에 대해 경고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검열을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유튜브가 자신의 영상을 검열해 나이 제한을 두거나 차단해 시청자 수를 올리지 못하게 하고, 광고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데 대해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 이번 범행과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그담은 한 영상에서 "유튜브에서 성장하는 것은 당신의 손에 달린 게 아니라 당신의 채널을 통제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유튜브가 자신의 복부 운동법 영상에 나이 제한을 둔 데 분노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샌 브루노 경찰서의 에드 바버리니 서장은 "현시점에서 용의자는 유튜브의 정책과 관행에 대해 화가 났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사건의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배경을 유력한 동기로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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