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동물농장’, ‘무릎팍도사’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국민 성우 안지환(50)이 솔직담백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자전에세이 ‘마부작침’(磨斧作針)을 최근 발간했다.
안지환은 이 책에서 전통적인 성우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방송 MC를 비롯하여 뮤지컬, 영화, 드라마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인생 스토리를 사석에서 막걸리 한잔 주고받으며 얘기하듯 편안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국민 성우에서 방송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지만 안지환은 1993년 MBC 성우공채로 정식 입사하기까지 녹록치 않았던 삶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건 성우가 아닌 배우였다.
성우가 된 건 “점잖아 보인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그가 우연히 1992년 MBC성우시험에 지원해 합격했기 때문. 이후 그 시험이 MBC의 자회사인 방송문화원의 성우과정이었음을 알았으나, ‘우연’의 힘으로 그는 성우의 길로 접어든 셈이었다.
그는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주머니에 쥐약을 넣고 다녔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배우가 되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는 오랜 열망이 그를 더욱 절박하게 만들었다. 전속 성우가 된 이후에도 그 열망은 계속되어 탤런트 공채에 네 차례 도전하기도 했다.
안지환은 전통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라디오 진행자에서 TV 프로그램 MC로까지 진화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불교방송 ‘안지환의 생방송, 사람IN’, TBS ‘이성미 안지환의 9595쇼’, SBS ‘안지환 김지선의 세상을 만나자’, ‘안지환의 블랙박스로 본 세상’ 등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기까지 그는 ‘안지환’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구축을 위해 고심했다.
또한 배우로서의 오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오디션에 도전, 조연 ‘에드나’ 배역을 따내기에 이른다.
이 책에서 안지환은 성우의 노하우도 아낌없이 공개한다. 그는 ‘성우가 되기 위한 조건’, 현장 지침인 ‘성우 십계명’, 성우라서 가지게 되는 직업병까지 성우의 세계를 현장감 있고 생생하게 들려준다. 성우지망생뿐 아니라 일반인의 의사소통능력과 사회적 호감도를 업그레이드해줄 ‘목소리 트레이닝’ 비법 또한 전한다.
‘마부작침’은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뜻의 사자성어로, 안지환의 오랜 좌우명이기도 하다. 작은 도끼를 갈고 또 갈면 바늘을 만들 수 있는 긍정적인 희망은 안지환이 가슴에 품은 뜨거운 꿈이자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