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 총기참사 때 온몸으로 급우 지킨 고교생 퇴원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일어난 총기 참사 당시 교실 문을 바리케이드 삼아 온몸으로 급우를 지키다 부상한 고교생이 퇴원했다.

미 NBC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학교 축구부 소속인 앤서니 보르게스(15)는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가 AR-15 반자동소총을 난사할 때 여러 학생과 함께 한 교실로 피신했다.

보르게스는 마지막으로 교실 문을 닫으려 했지만 크루스가 쏜 총탄을 피하지 못했다.

총탄 5발이 그의 등과 다리에 맞았다.

보르게스의 친구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는 "보르게스가 우리 대신 총에 맞았다. 그는 문을 잠그려다가 다쳤다. 총격범과 우리 사이에 그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르게스의 헌신 덕분에 그 반에 있던 급우들은 한 명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다.

당시 총격으로 모두 1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보르게스는 부상자 중 마지막으로 퇴원하는 환자다.

등에 맞은 총탄 때문에 간과 폐가 손상돼 심각한 수술을 받기도 했다.

보르게스는 집에 돌아가서도 한동안 통원 치료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르게스는 NBC '투데이쇼'에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살아있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사인 알렉스 아레사는 "많이 여위고 약해졌지만 정신력이 강했다. 집에 간다고 하니 좋아하면서 많이 웃고 있다"고 전했다.

보르게스가 학교에 언제 등교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더글러스 고교 학생들은 참사 한 달 만인 지난달 중순부터 등교하고 있다.

한편, 이 학교 타이 톰슨 교장은 보안 강화를 위해 학생들에게 투명 가방을 들고 등교하도록 했다.

인스타그램 등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투명 백팩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소지품이 훤히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 가방이 사생활 침해하는 논란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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