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내역 공개해야" 美 금융사들에 투자자 압박


미국의 대표적 금융사들이 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정치권이나 정부로 흘러들어 가는 이른바 '검은 돈'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독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이 로비 내역 공개를 꺼려온 데 따른 것이다.

시티그룹은 수주 안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간 로비 활동 보고서를 공개할지를 놓고 주주들이 투표할 예정이다.

행동주의 펀드인 CtW인베스트먼트그룹이 시티그룹을 상대로 로비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상공회의소,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같은 경제 단체를 상대로 시티그룹이 직·간접적 로비에 쓴 비용을 담게 된다.

CtW는 로비 자금을 포함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심각한 정보 공개 격차"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도 종교 단체인 UUA로부터 로비 정책과 자금을 더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 프루덴셜파이낸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액센추어 등 여러 분야 대기업들이 로비 활동을 점차 공개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은 여전히 뒤처진 상태다.

시티그룹과 골드만삭스도 연방 로비 내역은 공개하지만 주(州) 또는 경제 단체와 관련한 내역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단체는 최근 수개월 동안에 은행 규제 완화 법안의 의회 통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로비 관련 요청을 기각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티그룹은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이 CtW 제안을 거부하도록 설득 중이며, 골드만삭스도 추가 정보 공개가 절차적 부담이자 잠정적 경쟁 요인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티그룹은 로비 정보 공개가 이미 "광범위한 수준"이며 로비 단체나 정치 단체에 접근하는 데 투명하고 실용적인 창구가 되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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