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기의 주거 안정성이 출산의 중요한 결정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신혼부부 주거생활주기와 출산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인한 지 5년 이하 초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2014∼2016년 주거실태 패널조사를 분석한 결과, 혼인 당시의 주택 점유형태는 전세가 54.7%로 가장 많았고, 자가가 26.3%, 월세가 10.7%, 무상이 8.4% 순이었습니다.
점유형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전세의 경우 현재 자녀수는 0.78명, 계획 자녀수는 1.56명이었습니다.
주거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무상의 경우 현재 및 계획 자녀수가 각각 0.94명, 1.78명, 자가는 0.86명, 1.66명으로 나타나 모두 전세 거주자들보다 높았습니다.
혼인 당시 전세나 월세였던 그룹 가운데 조사 시점에도 전세나 월세 상태를 유지한 경우는 전체의 93.1%에 달했고, 이들의 현재 자녀수는 0.77명, 계획 자녀수는 1.55명이었습니다.
이들의 자녀수는 자가 주택을 소유하게 된 나머지 6.9%의 현재 자녀수 1.13명, 계획 자녀수 1.75명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결혼 당시 남편 혹은 아내의 부모로부터 주택이나 주택 구매 비용을 상속받거나 지원받을 것으로 기대한 경우는 26.7%였고, 기대하지 않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는 73.3%였습니다.
두 그룹의 현재 자녀수는 0.83명 0.82명으로 차이가 없었지만 계획 자녀수는 1.65명, 1.59명으로 부모로부터의 상속이나 지원을 기대하는 경우에 더 많은 자녀를 갖기 원했습니다.
신혼 초기 주거 마련을 위한 부채는 첫째아 출산 이후 지속적으로 출산 저해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전세비 상승이나 자가 마련을 위한 경제적 부담 증가도 출산의 가능성을 막는 요인이 됐습니다.
보고서는 "이 분석결과는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신혼부부들이 출산과 양육에 필요한 안정성을 가지고 혼인생활을 시작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혼부부의 주거 문제는 혼인 단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출산 등 혼인생활의 진전에 따라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며 "혼인 초기의 부부로 지원 대상을 제한하면 출산을 적극 지원할 수 없게 되므로 지원 기간을 확대하고 생애과정에 따른 주거 확장 등의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