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오늘(19일) 두 번째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지난 9일 기습적으로 자진 출석한 데 이어 안 전 지사는 어제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열흘 만에 다시 출석한 겁니다.
오전 10시쯤 서울 서부지검에 출석해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조사실로 향하면서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어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강요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고만 답하며 혐의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안 전 지사는 검찰에서 고소인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고소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위 때문에 성폭력을 당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를 제기한 상태닙니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그와 고소인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캐물으면서 안 전 지사가 업무나 고용 등 관계에서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이들을 상대로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상대의 의사를 제압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 9일 사전 예고 없이 자진해서 검찰에 나와 9시간 30분 정도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안 전 지사가 조율 없이 기습 출석해 피고소 사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데다가 이후 증거·진술이 축적됐고 새로운 고소인까지 등장한 이상 재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해외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모두 4차례 걸쳐 성폭행했다며 지난 5일 폭로하고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했습니다.
또한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3차례의 성폭행과 4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14일 서울 서부지검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과 강제추행 혐의를 적시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