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금메달은 아니지만 아버지와 메달 약속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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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은 아니지만 동메달을 땄어요. 늦었지만 아버지께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장애인 아이스하키의 간판 공격수 정승환(31·강원도청)은 오늘(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이탈리아에 1-0으로 이겨 동메달이 확정된 후 돌아가신 아버지와 약속을 지킨 것을 뿌듯해했습니다.

정승환은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을 1년 앞두고 아버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 "소치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발목이 잡힌 게 결국 메달 좌절로 이어졌습니다.

예선 1차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고도 1승 1패 상황에서 만난 이탈리아에 1-3으로 석패하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것입니다.

정승환은 결국 아버지와의 메달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4년을 기다린 끝에 당시 4강 진출을 가로막았던 이탈리아전 승리로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사상 패럴림픽 첫 메달을 수확하는 감격을 맛봤습니다.

특히 정승환은 직접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장동신의 결승골을 배달해 승리의 수훈갑이 됐습니다.

5세 때 집 근처 공사장에서 놀다가 떨어진 파이프에 깔리면서 한쪽 다리를 잃은 정승환은 167㎝의 작은 키에도 총알 같은 스피드와 빼어난 골 감각 때문에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를 빗댄 '빙판 위 메시'로 불립니다.

정승환은 자신의 별명에 대해 "메시는 축구 최고의 신으로 불리는 선수인데, 그렇게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면서 "오늘의 승리는 평상 잊지 못할 최고의 승리로 기억될 것 같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는 이어 "내가 골을 넣지는 않았지만 누가 골을 넣었던 메달을 땄다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서 "메달을 따고 나서 부른 애국가는 내 인생 최고의 애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여자친구에게 곧 프러포즈하겠다는 내용도 살짝 공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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