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잡아가라"던 트럼프캠프 전 참모, 특검 협조로 입장 번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약했던 전직 참모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를 공개 거부하다가 돌연 협조하겠다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 캠프에서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활동했던 샘 넌버그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MSNBC, CNN 등 다수의 현지 매체와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오는 9일로 예정된 연방 대배심 출석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넌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 등 전·현직 보좌관 9명에 관련된 이메일, 편지, 통화기록 등의 자료를 대배심에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받은 상태다.

넌버그는 WP에 "그(뮬러 특검)가 날 잡아가게 하라"면서 "내가 (대배심에) 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저 스톤, 스티브 배넌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살펴보고 자료를 만드느라 80시간을 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명령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협력하지 않을 거다. 나를 체포하라"고 했고, MSNBC에서는 "그들이 날 체포한다면 웃기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넌버그는 이번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소환장을 공개 거부한 첫 번째 증인이라고 AP 통신이 전했다.

넌버그는 이날 밤늦게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에게 협조하게 될 것"이라면서 입장을 바꿨다.

넌버그는 이날 연쇄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을 비판하면서 러시아와 대선캠프 사이의 공모 의혹에 대해 다소 오락가락하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뮬러 특검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 "대통령은 2016년 6월 트럼프타워 모임에 대해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트럼프의 최측근들과 러시아 인사들 사이의 당시 회동은 이번 수사의 핵심 타깃 중 하나다.

넌버그는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무엇인가를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다만 "확실히는 모른다"고 말을 흐렸다.

넌버그는 이후 CNN 인터뷰에서 "뮬러가 '트럼프는 꼭두각시였다'는 식으로 사건을 몰고 가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트럼프가 뭔가를 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자신의 힘으로 선거에 승리했다. 러시아와 트럼프는 공모하지 않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트럼프와 공모하기에는 너무나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캠프 외교 고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를 언급하면서 "카터 페이지가 러시아와 공모했을 것으로 믿는다. 그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더러운 일'을 한다"면서 "뚱뚱한 게으름뱅이"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넌버그의 좌충우돌식 인터뷰에 대해 백악관은 즉각 선을 그으며 파문 확산을 경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그는 백악관에 근무하지 않았다. 틀림없이 그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가 틀렸기 때문"이라면서 "여러 번 이야기한 것처럼 트럼프 캠프에서 (러시아의) 공모는 없었다"고 말했다.

넌버그는 초창기 트럼프 캠프에서 최고위직 참모로 발탁됐다가 선거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5년 8월 해고된 뒤 외곽 조언자로 활동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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