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무, 이란 방문…탄도미사일 협상 제안 예고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테헤란 방문 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만난다.

표면적인 방문 목적은 이날 테헤란 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 전시회의 개막식 참석이다.

이 행사보다도 국제적 관심은 이번 방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를 위협하면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시의성에 쏠린다.

2015년 7월 역사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 직접 참여한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과 이란 간 첨예해지는 긴장을 해소하는 중재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할 지 결정하는 5월12일을 재협상 수용 시한으로 내세웠다.

프랑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핵합의를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면서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국제적 감시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르 드리앙 장관은 지난달 27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유엔 결의안에도 위반된다"면서 "이란의 미사일 활동이 중동에 위협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이 문제를 테헤란 방문 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 수뇌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핵합의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탄도미사일을 국제적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자고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테헤란 방문 직전 4일 프랑스 언론 르 주르날 뒤 디망시에도 "수천 ㎞까지 도달하는 이란의 미사일은 국경을 오직 국경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다"면서 "멈추지 않으면 이란은 새로운 제재를 받을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개발이 주권과 자주국방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협상 안건이 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수차례 확인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핵합의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미사일 협상을 제안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예고한 르 드리앙 장관에 이란은 즉각 반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수석보좌관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3일 "프랑스 정부는 어불성설인 주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르 드리앙 장관의 방문이 양국 관계 증진이라면 그런 부정적인 태도를 피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이란 외교부도 그가 방문하기 수 시간 전 "이란은 독립 국가로, 국방 목적의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프랑스의 우려는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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