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열리는 할리우드 거리, 경찰 500명 겹겹이 에워싸


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최대 영화축제인 제90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열리는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 주변에 경찰관 500여 명이 겹겹이 배치됐다.

현장에는 경찰관, 소방관과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진을 치고 있으며 상공에는 경찰 헬기도 떴다.

전날 밤 비가 내린 LA 할리우드 지역은 이날 화창하게 갰지만 기온은 섭씨 16도로 평년보다 낮다.

밤에는 7∼8℃까지 떨어져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아카데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주최 측이 본 무대와 레드카펫, 주변 세트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가운데 경찰은 주변 1마일(1.6㎞)에 레드라인으로 통제선을 쳤다.

할리우드 블루버드는 캐언가 블루버드부터 라브레아 애비뉴까지 통제된 상태다.

프랭클린 애비뉴와 선셋 블루버드도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 폭탄테러와 같은 '소프트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할리우드 블루버드에는 경찰의 통제선 위로 시상식 사회자인 코미디언 지미 키멜의 모습을 담은 대형 빌보드가 걸렸다.

극장 내부는 보안을 맡은 사설업체인 '시큐리티 인더스트리 스페셜리스트' 소속 보안요원들이 통제하고 있다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ABC 방송은 미 서부시간으로 오후 5시(한국시간 5일 오전 10시)부터 시상식을 생중계하며 미국 내에서만 3천만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24개 부문에 걸친 이번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희대의 봉투 배달사고에 휘말렸던 '보니 앤드 클라이드'의 원로배우 워런 비티, 페이 더너웨이가 다시 작품상 수상작이 담긴 봉투를 들고 무대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더너웨이가 작품상을 '라라랜드'라고 호명했다가 2분 25초 만에 '문라이트'로 정정 발표되는 희대의 소동이 있었다.

행사 진행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측은 올해부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새로운 규칙을 정했다고 한다.

봉사 전달자와 시상자로 나선 유명인사가 더블 체크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봉투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PwC 측 여러 파트너사들의 진행요원들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소셜미디어에 접속할 없도록 했다.

혹시 모를 보안 사고를 염두에 둔 듯하다.

올해 작품상으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 '겟아웃', '덩케르크'가 막판까지 경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직전해 해당 부문 수상자가 연기자 부문 시상자로 나선 전통도 약간 바뀌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여우주연상은 제니퍼 로런스와 조디 포스트가 시상하고, 남우주연상은 제인 폰다와 헬렌 미렌이 시상을 맡는다.

이번 시상식은 또 지난해 10월 여러 건의 성폭력 혐의를 받는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AMPAS에서 퇴출된 뒤 5개월 만에 열리는 대규모 행사로 어느 때보다도 성폭력 저항 '미투(MeToo)'의 물결이 거세게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14일 발생한 플로리다 주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미 전역에서 미국총기협회(NRA)와 정치권을 상대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건 컨트롤(총기 규제)' 구호가 레드카펫에서 터져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미 연예매체들은 점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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