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민족주의 요구 분출하는 코르시카 첫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강한 민족주의 성향의 자치정부가 출범한 코르시카를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는 분출하는 코르시키아 민족주의와 관련해 자치권 확대 의향을 내비치면서도 "코르시카는 프랑스의 확고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코르시카 제1 도시인 아자시오를 방문해 1998년 코르시카 무장 분리주의단체 조직원에게 암살된 클로드 에리냑 전 주지사의 20주기 추모식을 주재했다.

그는 추모사에서 "코르시카가 암살로 인해 훼손됐다. 이 사건을 잊어선 안 되며 사면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코르스마탱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본국이 파견한 주지사였던 에리냑은 아자시오의 한 공연장에서 FNLC의 조직원에게 총격을 받고 숨져 프랑스와 코르시카 민족주의 세력 간의 긴장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었다.

계속되는 과격 투쟁으로 여론의 외면을 받은 FNLC는 결국 2014년 완전 무장해제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암살범인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FNLC)의 조직원은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마크롱은 이날 코르시카가 프랑스 본토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프랑스공화국의 확고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르시카를 공화국의 품에서 빼달라는 요구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코르시카가 열망하는 미래를 제시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해 자치권 확대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크롱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전임 대통령들보다 코르시카만의 독특한 전통과 문화를 더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향적 태도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코르시카 민족주의자들은 고유의 코르시카어에 프랑스어와 동등한 지위를 보장하고 수감된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 조직원들을 석방·사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르시카에서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자는 목소리는 강하지 않다.

이웃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이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코르시카는 경제를 본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리주의를 버리는 대신,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파들은 프랑스를 상대로 자치권 확대와 헌법에 코르시카의 특별한 지위를 명시해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근 새로 출범한 강한 민족주의 성향의 코르시카 자치정부·의회 지도부와 회동하는 마크롱은 7일 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고향인 코르시카는 이탈리아 반도 옆 지중해에 있는 섬으로, 14세기부터 이탈리아 해양도시국가 제노바의 지배를 받다가 18세기에 프랑스로 편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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