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 회의' 파행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30일(현지시간) 개최된 시리아 평화회담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가 파행을 겪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7년 가까이 계속된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고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헌법 개정 문제 등을 논의하고자 러시아가 주도해 개최한 이 날 회의에는 시리아의 다양한 부족·종교 집단과 정치 분파를 대표하는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란과 터키, 일부 아랍국가들이 참관국 자격으로 대표들을 보냈다.

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시리아 정부와 온건 야권 대표들로 내전 협상의 핵심인 강경 반군 대표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대표단은 소치 공항 도착 후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장으로 가지도 않고 곧바로 터키로 돌아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름표에 야권이 사용하는 시리아 깃발이 아닌 시리아 정부가 사용하는 국기가 인쇄돼 있고 회의에 맞춰 시리아 내 주민들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겠다는 정부 측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회의는 대표단 참석이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2시간 이상 늦게 시작됐다.

개막식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축사를 낭독했고 뒤이어 본인이 짤막한 개막 연설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가 약 7년간의 내전 뒤에 시리아 국민을 다시 단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전쟁으로 찢어진 시리아의 고통스러운 분쟁을 끝낼 시간이 성숙했다고 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라브로프의 연설 도중 친러와 반러 성향 회의 참석자들이 러시아어와 아랍어로 서로 고함을 지르며 언쟁을 벌여 참석자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표출됐다.

개막식 이후 본 회의는 언론과 참관국 대표 등이 퇴장한 가운데 시리아인들 중심으로 진행됐다.

한편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소치 회의와 관련 "시리아 내전 협상은 소치가 아닌 유엔 주도로 제네바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러시아 주도의 평화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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