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도 안 보여, 창문으로 탈출"…생사 가른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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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까스로 탈출한 환자들 가운데는 시커먼 연기 때문에 비상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창문으로 겨우 빠져나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건지지 못했을 거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화재 난 병원에서 겨우 빠져나온 환자들은 급히 다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대피하면서 들이마셨던 연기로 대부분 숨쉬기도 어려운 상태입니다.

한 달 전, 허리가 아파 세종병원 6층에 입원했던 이 할머니는 불이 나자 병원직원의 도움으로 옥상으로 올라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탈출하면서 입을 가렸던 흰 수건에는 시커먼 연기 자국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전말순 (88세)/세종병원 입원환자 : 옥상에다 끄집어냈는데 추워서 얼어 죽겠는데 어쩝니까. 몸이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면 하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감기로 입원했던 할머니는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날 아침,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순식간에 복도와 계단에 연기가 가득 찼고 창문을 통해 가까스로 구조돼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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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85세)/세종병원 입원환자 : 도와주는 사람 없고, 내가 다리를 못 올리고 머리를 내미니까 119 아저씨가 끌어내렸죠.]

구조 사다리에 부딪혀 다리를 다쳤지만 워낙 긴박한 상황에 당한 일이라 고통을 느낄 틈도 없었습니다.

병원건물에는 화재 당시 환자들이 타고 내려온 탈출로가 그대로 남아 급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센 불길과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를 피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환자들. 생사를 가른 그 짧은 순간은 그야말로 악몽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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