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같다"…정현, 외신도 사로잡은 여유와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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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현 선수는 실력만큼이나 재치있는 말솜씨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겸손과 당당함을 겸비한 22살 청년에게 외신들은 '외교관 같다'며 큰 호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메이저대회 4강 진출에 떨릴 만도 했지만 정현의 소감은 여유로 가득 찼습니다.

[정현 : 사실 (3세트 막판에) 이기면 무슨 세리머니를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흔들리면서 듀스에 돌입했고 그때부터는 경기만 생각했습니다.]

16강 전을 마치고도 재치가 넘치고 낙천적인 성격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정현 : 어렸을 때 우상인 조코비치를 따라 하려고 노력했어요. 조코비치보다 젊기 때문에 2시간은 더 뛸 준비가 돼 있습니다.]

1년 전 만 해도 승리 뒤 영어 인터뷰에 대비하는 것은 골칫거리였습니다.

[정현 (지난해) : 질문은 거의 비슷해요. 시합이 끝나고 하는 질문은 한국에서 듣듯이. 상대 이름 바꾸고 단어 몇 개 바꾸고 계속 돌려막기 하다 보니까….]

마음은 여유가 넘치지만 행동은 20대답지 않았습니다. 경기 직후 애써 담담한 세리머니로 패자를 배려했습니다.

대신 가족을 위한 다짐을 실천하는 데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정현 : 저기 (관중석에) 제 형과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고요.]

오랜 다짐은 16강전이 끝난 뒤 해체된 옛 팀의 스승을 향한 '캡틴 보고 있나?'로, 8강전 직후 '열정을 불태운다'는 뜻의 '충 온 파이어!'로 표현됐습니다.

그리고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과 대결을 하루 앞둔 오늘은 SNS에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3년 전 그 각오 그대로입니다.

[정현 (3년 전) : 제가 (톱 선수들처럼) 5세트를 지치지 않고 소화하는 날이 아마 전성기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22살 청년의 당찬 플레이는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김지현/서울 양천구 : 유명한 선수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이제 당당하게 하는 게 되게 멋있었고.]

[정현철/서울 마포구 : 경제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싱숭생숭한 시기인데, 많은 사람들한테 희망과 꿈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시민 들은 내일도 지금까지처럼 당당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현 선수, 화이팅!]

(영상취재 : 김성일·최준식, 영상편집 : 박춘배)

※ 저작권 관계로 서비스하지 않는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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