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실세' 배넌, 보수 세력 내 인기 '뚝'…비호감도 46%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의 최고 실세로 군림했던 스티브 배넌의 보수세력 내 인기가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지지층 중에서 배넌을 우호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배넌의 호감도는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13%포인트나 내려갔다. 반면 비호감도는 46%로 치솟았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정부 이너서클의 부정적 내막을 폭로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가 출간된 직후인 이달 4~5일 실시됐다.

트럼프 정부 창업공신인 배넌은 작년 초만 해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사설을 통해 사실상의 미국 대통령이라고 지목했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공식 타이틀은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에 불과했지만 그는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당연직이던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동참모본부장에 대해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만 참석하도록 격을 낮췄다.

그는 버지나아 주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 폭력사태 이후 인종주의 논란 탓에 백악관에서 물러났지만, 보수세력 내 입김은 여전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배넌이 지지한 인사가 선출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달 초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에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정은 180도로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에서 "배넌은 해고당하자 울면서 일하게 해달라고 구걸했다. 지금 엉성한 스티브는 개처럼 거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독설을 퍼붓는 등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배넌은 "대통령과 그의 어젠다에 대한 나의 지지는 변함 없다"며 해명했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게 미 언론의 공통된 해석이다.

지난 9일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대표직 사임도 언론은 '퇴출'로 보고 있다.

파워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면서 공화당 내 기성 정치인 솎아내기를 목표로 하는 그의 풀뿌리 운동도 탄성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배넌은 '워싱턴의 오물을 빼내겠다'며 오는 11월 상·하원 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새로운 인물을 찾아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주력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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